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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관음 기도로 안수 요법을 받으며 일어난 기적 


 6.25 사변 이전, 김대은(金大隱) 스님께서 경기도 시흥군 수암면 조남리(始興郡 秀岩面 鳥南里, 현재 시흥시)에 위치한 사설 사찰 백련사를 30만 원에 구입하여 중수하고, 탁발하며 경영하고 계셨다. 
그러던 중 6.25 사변이 발발하여 남쪽으로 향하는 피난민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1.4 후퇴 때에는 이 작은 암자에 백여 명의 피난민이 몰려들었다. 
일부는 약간의 식량을 지참하고 왔으나, 대부분은 아무것도 없이 온 사람들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돈과 식량이 모두 바닥나 아무 데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초췌한 모습의 피난민 오십여 명이 법석거리며 머물렀으니 그 참상이 어떠했겠는가? 대은 스님께서는 걸망을 메고 날마다 탁발하며 그 많은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었으나, 인근 동리 주민들도 피난을 가서 탁발이 매우 어려웠다. 
이에 대은 스님은 한 방편으로 일본 서적에서 본 안수요법, 정신요법, 신령요법 등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요법은 반드시 어떤 스승에게 구전으로 전수받아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책만 보고 시행하는 것은 자신이 없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스님은 주간에는 탁발을 나가고, 야간에는 법당에서 정성껏 관음기도를 올렸다.  
 어느 날 꿈속에 한 부인이 나타나 “덮어놓고 내 손은 약손이니, 무슨 병이든 만지기만 하면 낫지 않는 병이 없다. 
자신을 가지고 해보아라.”라고 하였다. 
대은 스님은 이 몽중의 계시를 얻어 원근 동리에서 신음하는 병자에게 안수요법을 베풀었더니, 무슨 병이든 낫지 않는 병이 없었다. 
그래서 한 번 나가면 쌀과 보리쌀을 두세 말씩 사례로 받아 돌아왔다. 
덕분에 식량 걱정이 없어졌다.  
 기독교 신자들은 안수요법을 쓴다고 환자를 두드려 패서 사고를 내는 경우도 있었으나, 스님은 단순히 환부를 조용히 만질 뿐 다른 서투른 행동을 하지 않아, 낫는 것은 기적이고 낫지 않아도 본전이라 말썽 없이 지나갔다. 
무슨 병이든 한두 차례 살짝 만지기만 하면 백발백중으로 치유되었기에, 근처에서는 대은 스님을 신승(神僧), 도승(道僧)이라 불렀고, 심지어 원효대사의 후신이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곳에서는 대은이라는 이름도 모르고 ‘장군재 절의 김법사’라고 해야만 알았다. 
더구나 전후에는 장티푸스와 열병이 심하여 집집마다 병자가 있었는데, 대은 스님이 일일이 찾아다니며 손만 대면 열이 식고 고통이 사라져 빨리 낫기에, 누구든지 꺼리는 병을 일부러 찾아다니며 수고해 준다고 감탄하는 이가 많았다. 
중병이 잘 낫는 것은 물론이고, 두통, 복통, 위장병, 정신병, 신경쇠약, 신경통, 눈병 등은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그러한 일을 중지하시고 응하지 않으셨다. 
영기와 명기가 빠졌다고 하시면서 환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수행에만 전념하며 학인들에게 강의와 각 사찰 법회에만 참석하셨다. 
대은 스님께서 피난민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안수할 때는 앉은뱅이도 일어나게 고치고 소아마비도 치료하여, 의사가 아닌 신의(神醫)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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